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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ology

[심리용어] 리마 증후군(Lima syndrome)이란 무엇일까요?

by Lena.Cho 2024.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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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마 증후군

리마 증후군 : 가해자의 심리적 변화, 그 원인과 의미

직전 포스팅인 '스톡홀름 증후군'에 이어서, 이번에는 '리마 증후군(Lima syndrome)'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스톡홀름 증후군(Stockholm Syndrome)과는 반대되는 개념이에요. 스톡홀름 증후군에 비해서는 생소한 이름이지만, 이것도 역시 흥미로운 심리적 현상이랍니다. 

 

리마 증후군은 범죄나 인질 상황에서 가해자, 즉 범죄자가 자신의 피해자에게 연민이나 호의를 느끼고, 심지어 그들의 요구를 받아들이거나 그들을 해치지 않으려고 하는 심리적 상태를 말해요. 이 이름은 1996년에 발생한 페루의 일본 대사관 인질 사건에서 유래되었는데요, 당시 무장 게릴라들이 인질을 잡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 스스로 인질들을 놓아주고 해를 입히지 않았던 사건에서 시작되었죠. 그 사건이 벌어진 곳이 페루의 수도 리마였기 때문에, 스톡홀름 증후군처럼 그 도시의 이름을 붙여, 리마 증후군이라고 불리게 되었답니다.

 

 

페루의 수도 리마에서 벌어진 일본 대사관 인질 사건

리마 증후군이라는 용어는 1996년에 페루의 수도 리마(Lima)에서 벌어진 한 실제 사건에서 유래했어요. 당시 페루의 일본 대사관에서 열리던 행사 중, '투팍 아마루 혁명운동(Tupac Amaru Revolutionary Movement, MRTA)'이라는 무장 게릴라 단체가 대사관을 습격해 500여 명의 인질을 붙잡는 사건이 발생했죠. 이 사건은 페루 역사에서 굉장히 중요한 순간이었고, 전 세계적으로도 큰 이슈였습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무장 게릴라들이 인질들에게 호의를 베풀기 시작한거죠. 점차적으로 인질들을 해치거나 위협하기보다는 그들을 배려하는 태도를 보였고, 결국 많은 인질들이 풀려나게 되었어요. 이는 일반적인 인질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니었죠. 오히려 가해자들이 인질들에게 연민을 느끼고, 그들을 보호하려는 이상한 반전이 일어난 거예요.

 

이러한 상황은 당시 심리학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고, 이 사건을 계기로 '리마 증후군'이라는 새로운 심리학 용어가 만들어지게 되었어요. 즉, 리마 증후군은 범죄자 또는 가해자가 인질이나 피해자에게 연민과 동정심을 느끼는 현상을 설멸하기 위한 용어로 자리잡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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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마 증후군과 스톡홀름 증후군의 차이점

스톡홀름 증후군은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연민을 느끼고, 심지어 그들과 유대감을 형성하는 현상을 말해요. 반대로 리마 증후군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감정적인 변화를 일으켜 연민을 느끼게 되는 것이죠. 간단하게 비교해보면,

  • 스톡홀름 증후군 :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감정을 느끼는 것.
  • 리마 증후군 :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감정을 느끼는 것.

이 둘은 심리학적으로는 대조적인 현상이지만, 상황에 따라 발생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어느 한쪽이 먼저 상대방에게 감정적으로 접근하게 되면, 다른 한쪽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거예요.

스톡홀름 증후군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아래 이미지 링크를 눌러주세요!

스톡홀름 증후군
스톡홀름 증후군 바로가기

 

 

리마 증후군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 가해자의 죄책감 :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이들이 인간이라는 점에서 죄책감을 느낄 수 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이 저지른 행동이 잘못되었음을 자각하고, 피해자를 동정하거나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 있죠.
  • 인간적인 연결 : 시간이 지나면서 가해자와 피해자 간에 대화나 교감이 발생하게 되면, 가해자는 피해자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게 돼요. 피해자가 고통을 호소하거나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면, 가해자는 그들을 이해하고 동정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 계획과 현실의 차이 : 가해자가 처음에는 피해자를 통제하려고 했지만, 계획한 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혼란스러워지면서 계획을 포기하거나 상황을 재고할 수도 있어요. 이 과정에서 피해자를 해치는 대신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게 될 가능성이 생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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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마 증후군의 사례 및 실제 사건들

리마 증후군은 종종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다뤄지곤 합니다. 인질극이나 납치 사건에서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감정적으로 동화되면서 갈등을 겪는 장면을 떠올려보세요. 범죄자도 결국엔 사람이라는 점에서 이런 심리적 변화는 현실에서도 발생할 수 있답니다. 또한 리마 증후군은 특정한 인질극 상황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예요. 일상에서도 누군가가 처음에는 적대적인 감정을 가졌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상황에서도 이와 유사한 현상이 나타납니다. 처음에는 싸우던 두 사람이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호감을 가지게 되는 것처럼요. 몇 가지 흥미로운 사례들을 살펴볼게요.

리마 증후군, 쿠알라룸푸르 OPEC 본부 인질 사건리마 증후군, 러시아 베슬란 학교 인질 사건
리마 증후군, 필리핀 마닐라 버스 인질 사건리마 증후군, 스톡홀름 증후군, 지존파 사건

  1. 쿠알라룸푸르 OPEC 본부 인질 사건 : 1975년 당시 무장단체가 OPEC 본부를 점령하여 고위 인사들을 인질로 잡았습니다. 처음에는 잔인한 태도를 보였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일부 가해자들이 인질들에게 연민을 느끼고 그들을 자발적으로 풀어주기 시작했습니다. 
  2. 러시아 베슬란 학교 인질 사건 : 2004년 러시아의 작은 도시 베슬란에서 발생한 이 끔찍한 사건은 수백 명의 어린이와 교사들이 체첸 반군에 의해 학교 안에 갇히게 되었던 비극적인 인질극이었습니다. 이 사건의 초기에는 폭력과 긴장이 가득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일부 반군들은 어린이들에게 동정심을 느꼈고, 그들에게 음식을 주거나 다치지 않도록 보호하려는 행동을 보였습니다. 
  3. 필리핀 마닐라 버스 인질 사건 : 2007년, 한 전직 경찰관이 경찰에 대한 불만으로 외국인 관광버스를 점령해 승객들을 인질로 삼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는 점점 인질들에게 동정심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일부 인질들은 풀려났고, 상황은 그의 초기 계획과 다르게 진행되었죠. 결국 많은 인질들이 무사히 풀려나며 사건이 마무리되었습니다.
  4. 지존파 사건 : 지존파는 1990년대 초반에 활동했던 범죄 조직으로, 다수의 무고한 사람들을 납치, 감금, 고문, 살해하는 극악한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이 때 이들을 검거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 바로, 당시 지존파에게 인질로 잡혀있다가 탈출한 생존자 이 양인데요. 지존파의 행동대장격인 김현양은 그녀를 특별하게 생각하며 정중하게 대했고, 다른 조직원들이 그녀를 살해하자고 제안을 했음에도 그것을 거부하고 그녀를 지켰습니다. 또한 김현양은 그녀와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나누었고, 병원에 갈 때에도 그녀와 동행했습니다(이것이 그녀가 탈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나중에 체포가 된 김현양은 이 양이 도망친 것을 알았을 때 오히려 후련했다고 말했으며, 자신들이 모두 체포되도록 만든 그녀에게 아무 원한도 갖고 있지 않고 오히려 미안했다고까지 말했습니다. 사실 김현양의 행동은 리마 증후군이라기보다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이다', '이 양을 좋아한 것이다' 등의 의견이 더 설득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리마 증후군처럼 보이는 김현양의 행동과, 동시에 스톡홀름 증후군처럼 보이는 이 양의 심리가 흥미로워 가져온 사례인데요. 이 양 역시 사건 이후, 그들이 체포되는 것을 보며 죄책감과 동정심을 느꼈고, 김현양의 사형이 집행되기 전까지 면회를 가고 편지를 주고 받고 심지어는 그의 가족들과도 만남을 가졌다고 합니다. 

 

리마 증후군을 통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사점

  1. 인간의 복잡한 심리 : 리마 증후군은 사람들이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감정적 변화를 겪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가해자 역시도 감정적인 동요를 느낄 수 있으며, 타인에게 연민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은 인간 심리의 복잡성을 잘 나타냅니다.
  2. 상황의 역동성 : 리마 증후군은 인질극 상황이 고정된 권력 구조나 대립 구도로만 유지되지 않음을 시사합니다. 상황이 지속되면서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에 새로운 심리적 관계가 형성될 수 있으며, 이는 초기의 목적이나 의도를 변화시키기도 합니다.
  3. 타인의 고통에 대한 인식 : 가해자가 피해자의 고통을 인식하고 동정심을 느끼는 것은 인간의 본능적인 공감 능력을 보여줍니다. 이는 인간이 기본적으로 타인의 감정이나 고통을 인식하고 반응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시사하며, 이러한 공감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발현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4. 스트레스와 도덕적 판단 : 리마 증후군은 고도의 스트레스와 도덕적 딜레마 속에서 사람들의 판단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가해자는 자신이 처한 극한 상황에서 도덕적 판단을 새롭게 하거나 자신의 행동을 재고할 수 있습니다.
  5. 사회적 관계와 동역학 : 리마 증후군은 권력 관계와 심리적 연결이 단순한 힘의 대결이 아니라 상호 작용에 따라 변화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현상은 인간관계와 사회적 상호작용이 고정되지 않고 변화하는 동적인 것임을 시사합니다.

 

리마 증후군은 인간의 복잡한 심리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어요. 극단적인 상황에서조차 사람들 사이에 교감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심리학적으로 보면, 사람들은 자신의 상황과 감정에 따라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는 존재죠. 이 점이 바로 심리학이 흥미로운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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