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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ology

[심리용어] 트롤리 딜레마(Trolley dilemma)란 무엇일까요?

by Lena.Cho 2024.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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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롤리 딜레마

 

트롤리 딜레마 : 도덕적 선택의 갈림길에서

오늘은 철학의 고전적 딜레마 중 하나인 '트롤리 딜레마(Trolley dilemma)'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여러분도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이 딜레마는, 우리의 도덕적 선택의 복잡성과 어려움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먼저, 트롤리 딜레마는 다음과 같은 상황을 가정합니다.

 

당신은 선로 옆에 서 있고, 눈 앞에는 통제가 불가능한 트롤리(기차)가 달려오고 있습니다. 이 트롤리는 지금 선로 위에 있는 다섯 명의 사람을 향해 달려가고 있어요. 이 때 당신의 앞에는 레버가 하나 있고, 이 레버를 당기면 트롤리의 경로를 바꿔 다른 선로로 보내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다른 선로에는 한 명의 사람이 서 있습니다. 당신은 레버를 당겨서 한 명을 희생시키고 다섯 명을 구하겠습니까? 아니면 다섯 명이 희생되겠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두겠습니까?

 

트롤리 딜레마에 대한 다양한 관점

이 딜레마는 단순한 선택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는 깊은 윤리적 문제들이 숨어 있습니다. 

  • 공리주의적 접근 : 공리주의는 결과 중심의 윤리학입니다. 공리주의자들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하며, 트롤리 딜레마에서도 이 원칙을 따릅니다. 이 관점에서는 다섯 명의 생명을 구하는 것이 한 명을 희생시키는 것보다 더 큰 선이라고 봅니다. 따라서 공리주의적 접근에서는 레버를 당겨 다섯 명을 구하는 것이 도덕적으로 옳다고 판단합니다.
  • 의무론적 접근 : 반면, 의무론은 행위 자체의 도덕성을 중시합니다. 이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결과가 아니라 우리가 지켜야 할 도덕적 원칙입니다. 임마누엘 칸트의 의무론적 윤리학에 따르면, 우리는 사람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해야 합니다. 따라서 한 사람을 희생시켜 다섯 명을 구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용납될 수 없습니다. 이 경우, 레버를 당기지 않는 것이 옳은 선택이 됩니다.
  • 덕 윤리적 접근 : 덕 윤리학은 행위보다는 행위자의 덕성에 초점을 맞춥니다. 이 관점에서는 어떤 선택을 할지보다는 선택을 하는 사람의 성품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용기, 지혜, 공감 등의 덕목이 어떤 행동을 이끌어내는지를 중시하는 것입니다. 덕 윤리적 접근에서는 상황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며, 한 사람을 희생시키는 것이나 다섯 명을 구하는 것 모두 특정 덕목에 의해 정당화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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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롤리 딜레마의 역사적 배경

트롤리 딜레마는 1967년 철학자 필리파 풋(Philippa Foot)에 의해 처음 제기되었습니다. 그녀는 이 딜레마를 통해 도덕적 딜레마와 의무론적 윤리학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자 했습니다. 이후 주디스 자비스 톰슨(Judith Jarvis Thomson)을 비롯한 많은 철학자들이 이 문제를 더욱 발전시키고 논의하였습니다. 톰슨은 다양한 변형된 시나리오를 통해 딜레마의 복잡성을 더욱 부각시켰습니다.

 

예를 들어, 톰슨의 'Fat Man' 변형 딜레마에서는, 트롤리를 멈추기 위해 다리 위에 서 있는 뚱뚱한 사람을 밀어야 하는 상황을 가정합니다. 이 변형은 단순히 레버를 당기는 것보다 더 직접적인 행동을 요구하기 때문에, 도덕적 직관을 시험하는 데 있어 더 복잡한 문제를 제기합니다. 

 

트롤리 딜레마와 Fat Man 변형 딜레마에 대한 실험

여러 심리학자와 철학자들은 이 문제를 탐구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실시했으며, 그 결과는 우리의 도덕적 직관과 판단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 트롤리 딜레마 실험 : 트롤리 딜레마에 대한 실험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에게 두 가지 선택지를 제시합니다. 한 명을 희생시켜 다섯 명을 구할 것인가,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다섯 명이 희생되도록 둘 것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 명을 희생시켜 다섯 명을 구하는 선택을 합니다. 이는 공리주의적 접근과 일치하며,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여줍니다. 
  • 조슈아 그린(Joshua Greene)과 그의 동료들이 2001년에 수행한 연구에서는 사람들이 트롤리 딜레마와 같은 상황에서 내리는 도덕적 판단이 뇌의 특정 부분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들은 트롤리 딜레마와 같은 비인격적 딜레마에서 더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며, 이는 뇌의 전두엽 피질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 'Fat Man' 변형 딜레마 실험 : 'Fat Man' 변형에서는 트롤리를 멈추기 위해 다리 위에 서 있는 뚱뚱한 사람을 밀어야 하는 상황을 가정합니다. 이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뚱뚱한 사람을 밀지 않는 선택을 합니다. 이는 트롤리 딜레마에서 단순히 레버를 당기는 것보다 더 직접적이고 개인적인 행위이기 때문에, 도덕적 직관이 달라집니다.
  • 이러한 결과는 'Fat Man' 변형이 더 강한 감정적 반응을 유발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린의 연구에서도 'Fat Man' 변형과 같은 개인적 딜레마에서는 뇌의 감정 관련 부분인 편도체가 활성화되는 것이 관찰되었습니다. 이는 사람들이 더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상황에서 도덕적 판단이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트롤리 딜레마와 'Fat Man' 변형 딜레마에 대한 실험 결과는 사람들이 도덕적 판단을 내리는 데 있어 상황과 맥락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트롤리 딜레마에서 레버를 당기는 것은 비교적 비인격적인 행위로 여겨지지만, 'Fat Man'의 경우 사람을 직접 밀어 죽이는 것은 매우 개인적이고 감정적으로 힘든 선택이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실험 결과는 몇 가지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1. 도덕적 판단의 맥락 의존성 : 사람들은 상황과 맥락에 따라 도덕적 판단을 다르게 내립니다.
  2. 감정의 역할 : 도덕적 결정에서 감정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비인격적 딜레마에서는 이성적 판단이 더 많이 개입되지만, 개인적 딜레마에서는 감정이 더 큰 영향을 미칩니다.
  3. 윤리적 이론의 한계 : 공리주의, 의무론, 덕 윤리 등 각 윤리적 이론은 특정 상황에서는 잘 작동할 수 있겠지만, 모든 도덕적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다양한 관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트롤리 딜레마와 'Fat Man'에 대한 연구와 실험 결과는 우리의 도덕적 직관과 판단이 얼마나 복잡하고 다층적인지를 보여줍니다. 사람들은 상황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며, 도덕적 결정에는 이성 뿐만 아니라 감정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통찰을 통해 우리는 도덕적 판단을 더 깊이 이해하고, 다양한 윤리적 접근 방식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습니다.

 

실생활에서의 트롤리 딜레마

트롤리 딜레마 :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트롤리 딜레마 : 9/11 테러 직후 민간 항공기 격추 논의트롤리 딜레마 : 코로나19 팬데믹 중 의료자원 배분

트롤리 딜레마는 단순한 철학적 사고의 실험이 아닙니다. 실제로 우리는 일상생활에서도 비슷한 딜레마에 직면할 때가 많습니다. 자율 주행차의 윤리적 결정, 의료 자원의 배분, 전쟁과 같은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이 도덕적으로 옳은지를 늘 고민하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트롤리 딜레마를 통해 도덕적 판단의 복잡성을 이해하고, 보다 깊이 있는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 : 1945년 8월, 미국은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했습니다. 이 결정은 전쟁을 조기에 끝내기 위한 것으로, 많은 민간인 희생자를 낳았지만 결과적으로는 더 많은 생명을 구한 것이라는 논리가 있었습니다. 이 사건은 트롤리 딜레마와 비슷하게, 한 쪽의 큰 희생을 통해 다른 쪽의 더 큰 희생을 막으려는 선택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결정은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으며,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측면에서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 9/11 테러 직후 민간 항공기의 격추 논의 : 2001년 9월 11일, 테러리스트들이 납치한 항공기로 세계무역센터와 펜타곤을 공격한 사건 직후, 미국 정부는 추가적인 테러 공격을 막기 위해, 당시 납치되어 있는 상태였던 항공기를 격추할 가능성을 고려했습니다. 다수의 사람을 구하기 위해 항공기에 타고 있던 소수의 자국민들의 생명을 희생시킬 준비가 되어 있었다는 점에서 트롤리 딜레마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다행히 실제로는 격추 명령이 실행되지 않았지만, 이러한 가능성에 대한 논의를 했다는 사실이 큰 도덕적 딜레마를 초래합니다. 
  • 코로나19 팬데믹 중의 의료 자원 배분 :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의료 자원이 부족해지면서, 의료진은 제한된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힘들고 도덕적인 결정을 내려야 했습니다. 의료 자원의 배분 과정에서 의료진은 생명 유지 장비나 병실을 누구에게 제공할지를 결정해야 했는데요, 다수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일부 환자를 희생시키는 선택도 필요했습니다. 이는 트롤리 딜레마와 유사하게,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각국의 의료 시스템과 윤리적 기준은 다양한 방식으로 시험받았습니다. 

 

트롤리 딜레마는 단순한 문제처럼 보이지만, 우리의 도덕적 직관과 윤리적 원칙이 어떻게 충돌하는지를 보여줍니다. 공리주의, 의무론, 덕 윤리 등 다양한 관점에서 이 딜레마를 살펴보면서, 우리는 보다 넓은 시각으로 도덕적 문제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언젠가 비슷한 딜레마를 마주하게 된다면,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어요? 오늘의 글이 여러분의 사고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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