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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ology

[심리용어] 서번트 증후군(Savant syndrome)이란 무엇일까요?

by Lena.Cho 2024.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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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번트 증후군

서번트 증후군 : 숨겨진 천재성의 비밀

오늘은 아주 흥미로운 증후군에 대해서 알아볼거예요. 서번트 증후군(Savant Syndrome),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영화나 드라마에서 천재적인 능력을 가진 캐릭터를 본 적이 있으실거예요. 판타지나 히어로 무비 속의 캐릭터들이 아니라면, 그들은 서번트 증후군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다면 이 서번트 증후군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이런 놀라운 능력이 발현될 수 있는 걸까요? 

 

서번트 증후군은 매우 희귀한 신경 발달 장애로, 주로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를 가진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그러나 이 증후군은 단순히 자폐와 같은 정신적 장애만을 동반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분야에서 비범한 능력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음악, 미술, 수학, 기억력 등 특정 영역에서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하는 능력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런 능력은 과연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연구자들은 아직 서번트 증후구의 원인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뇌의 특정 부분이 손상되거나 비정상적으로 발달하면서 다른 부분이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뇌의 한 영역이 손상되었을 때 다른 영역이 그 손실을 보완하기 위해 더 강하게 작용하면서 나타나는 결과일 수 있다는 거죠.

 

 

서번트 증후군의 발견과 연구

서번트 증후군의 시작에 대한 이야기는 19세기 말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 증후군을 처음으로 기록하고 연구한 사람은 영국의 의사 존 랭던 다운(John Langdon Down)입니다. 혹시 이름이 익숙하신가요? 맞습니다. 그는 다운 증후군(Down Syndrome)을 처음으로 정의한 의사로도 잘 알려져 있어요. 

 

* 서번트 증후군의 최초 기록

1869년, 다운 박사는 '이디엇 서번트(idiot savant)'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서번트 증후군을 처음으로 언급했습니다. 그는 이 용어를 '지적 장애를 가진 천재'라는 뜻으로 사용했는데요, 이 시기에는 지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주로 수용소나 병원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그들의 특별한 능력이 외부에 알려지는 경우가 드물었습니다.

 

다운 박사는 이들 중 몇몇이 특정 분야에서 놀라운 능력을 보이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한 환자는 복잡한 계산을 순식간에 해내는 능력이 있었고, 또 다른 환자는 음악을 한 번 듣고 정확하게 연주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사례들을 바탕으로 그는 '일반적인 지적 기능은 부족하지만, 특정 분야에서는 천재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들'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게 되었어요.

 

*서번트 증후군이라는 명칭의 등장

그러나 '이디엇 서번트'라는 용어는 시간이 지나면서 부정확하고 모욕적인 표현으로 여겨지게 되었고, 20세기 중반에 이르러서야 '서번트 증후군(Savant Syndrome)'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서번트'는 프랑스어로 '현명한 사람'을 뜻하는 '사방(savant)'에서 유래했으며, 지적 장애와 상관없이 특정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을 뜻하는 좀 더 긍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 연구의 발전

서번트 증후군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는 20세기 후반에 들어서서야 활발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의 신경학자 대롤드 트레펏(Darold Treffert) 박사는 서번트 증후군에 관한 선구적인 연구를 했으며, 그의 연구는 서번트 증후군에 대한 대중적 인식과 과학적 이해를 크게 발전시켰습니다. 트레펏 박사는 서번트 증후군이 단순히 특이한 현상이 아니라, 인간의 뇌가 가진 잠재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라고 주장했습니다.

 

그의 연구는 서번트 증후군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는 데 중요한 기여를 했습니다. 그는 서번트들이 가진 비범한 능력이 뇌의 특정 부위의 비정상적인 발달이나 손상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으며, 이를 통해 뇌의 신경 가소성(Neuroplasticity)과 특정 능력의 발달 간의 관계를 탐구하는 연구가 더욱 확장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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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번트 증후군의 유형

  1. 예술적 능력 : 서번트 증후군을 가진 사람들 중에는 한 번 본 장면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재현할 수 있는 화가나, 복잡한 음악을 단 한 번 듣고도 완벽하게 연주할 수 있는 음악가들이 있습니다.
  2. 수학적 능력 : 어떤 사람들은 계산 능력이 뛰어나서 머릿속에서 엄청난 양의 수를 계산해내거나, 복잡한 수열을 순식간에 풀어내기도 합니다.
  3. 기억력 : 서번트들은 특정 주제에 대해 엄청난 기억력을 자랑합니다. 예를 들어, 역사적 사건의 날짜와 세부 사항을 정확하게 기억하거나, 수천 개의 전화번호를 외울 수도 있어요.
  4. 언어 능력 : 아주 드물게, 몇몇 서번트는 여러 언어를 단기간에 습득하고 유창하게 구사하는 능력을 보이기도 합니다.

 

서번트 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의 유명한 사례

서번트 증후군 킴 픽서번트 증후군 스티븐 윌트셔서번트 증후군 대니얼 타멧

  1. 킴 픽(Kim Peek) : 킴 픽은 아마도 가장 잘 알려진 서번트 증후군 환자일 거예요. 그는 1951년 미국에서 태어났으며, 선천적으로 뇌의 뇌량(corpus callosum)이 결여된 상태로 태어났습니다. 이로 인해 좌뇌와 우뇌 사이가 연결되지 않았지만, 이 비정상적인 뇌 구조가 오히려 그에게 믿기 어려운 기억력을 선물했습니다. 그는 하루에 10,000페이지의 책을 읽고 그 내용을 전부 기억할 수 있었으며, 9,000권 이상의 책을 외우고 있었습니다. 그가 읽은 책은 역사, 문학, 과학,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었고, 한번 읽은 정보는 기억에 영구적으로 남았습니다. 또한 수학적으로도 비범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으며, 달력 날짜 계산에도 뛰어났어요. 예를 들어, 임의로 아무 날짜를 정해서 물어보면 그 날짜가 무슨 요일인지를 즉시 계산할 수 있었습니다. 킴 픽은 영화 <레인 맨(Rain Man)>에서 더스틴 호프만이 연기한 캐릭터의 실제 모델로도 유명해요. 하지만 일상생활에서는 기본적인 일조차도 혼자서 처리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그의 아버지가 평생 동안 그를 돌봐주어야 했습니다.
  2. 스티븐 윌트셔(Stephen Wiltshire) : 스티븐 윌트셔는 영국의 예술가로, 놀라운 기억력과 그림 실력으로 유명합니다. 1974년 런던에서 태어난 그는, 3살에 자폐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스티븐은 말을 배우기 전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으며, 일찍부터 재능에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그는 헬리콥터를 타고 잠깐 본 도시의 풍경을 며칠 동안 기억한 후, 엄청나게 디테일한 대형 그림으로 그 도시를 그대로 재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뉴욕, 도쿄, 런던 등 여러 도시를 그린 그의 작품은 완벽한 정확성과 비범한 디테일로 유명합니다. 그는 또한 건물의 비율과 세부 사항을 놀랍도록 정확하게 그리는 능력을 갖고 있어 '인간 카메라'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해요. 스티븐 윌트셔의 작품은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런던에 그의 이름을 딴 갤러리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의 재능과 성공은 자폐증을 가진 사람도 자신의 독특한 능력을 발휘하고 사회적으로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 꼽힙니다.
  3. 대니얼 타멧(Daniel Tammet) : 대니얼 타멧은 영국의 작자이자 수학 천재로, 특히 그의 수학적 능력과와 언어적 능력으로 유명합니다. 1979년에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에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와 간질을 앓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수학적 능력으로 파이(π)값을 소수점 아래 22,514자리까지 암기하여 2004년에 이를 공개적으로 암송하며 세계 기록을 세우기도 했어요. 대니얼은 또한 7일 만에 새로운 언어를 습득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아이슬란드어를 배우는데 단 1주일을 투자했고, 이후 현지 TV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유창하게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의 언어 능력은 언어의 패턴과 규칙을 즉시 파악하는 그의 독특한 뇌 구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대니얼은 자서전 <Born on a Blue Day>를 통해 자신의 삶과 서번트 증후군에 대한 이야기를 공개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자폐와 서번트 증후군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통찰을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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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번트 증후군을 다룬 작품들

서번트 증후군 작품 영화 레인 맨서번트 증후군 작품 영화 포레스트 검프
서번트 증후군 작품 드라마 굿 닥터서번트 증후군 작품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1. 영화 <레인 맨(Rain Man), 1988> : 더스틴 호프만과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로, 서번트 증후군을 대중에게 널리 알리게 된 대표적인 작품입니다. 더스틴 호프만이 연기한 레이먼드 배빗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서번트로, 비범한 기억력과 계산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의 동생인 찰리(톰 크루즈)가 형의 능력을 이용하려 하지만, 결국 가족의 사랑과 이해를 배워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입니다. 
  2. 영화 <포레스트 검프(Forrest Gump), 1994> : 톰 행크스 주연의, 제가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영화인데요. 정확히 서번트 증후군을 다루는 영화는 아니지만, 주인공 포레스트 검프에게 일종의 서번트와 유사한 면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여기에 넣었습니다. 포레스트는 지능은 낮지만, 상황마다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고, 엄청난 끈기와 노력으로 많은 일들을 해냅니다. 한 가지에 집중해 해내고 마는 집념이 바로 그의 비범한 능력이라고 볼 수 있죠. 비록 픽션이긴 하지만, 다양한 역사적 사건에 기여하는 것도 정말 재미있어요. 그의 순수함과 독특한 재능들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돌아볼 수 있게 하는 작품입니다. 
  3. 드라마 <굿 닥터(Good Doctor), 2013> : 배우 주원 주연의 KBS 드라마로, 서번트 증후군을 가진 자폐성 장애인 외과의사 박시온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박시온은 의료계에서 인정받지 못하지만, 비범한 공간 지각 능력과 기억력을 바탕으로 뛰어난 수술 실력을 발휘합니다. 드라마는 그가 병원 내에서 겪는 도전과 편견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냅니다. 이 작품은 한국에서 큰 인기를 얻었고 미국에서도 리메이크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4.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2018> : 이것도 정말 재미있고, 제가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인데요. 전직 권투 챔피언인 조하(이병헌)와 그의 동생 오진태(박정민)의 이야기를 다룬 감동적인 영화입니다. 조하는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힘겨운 삶을 살아가던 중, 오래전 헤어진 어머니 인숙(윤여정)과 재회하고,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동생 진태와 만나게 됩니다. 서번트 증후군을 갖고 있는 진태는 비범한 피아노 연주 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는 거의 모든 것을 기억하고, 한 번 들은 곡은 정확히 연주하는 능력을 지녔지만, 일상생활에서는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제대로 생활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조하는 어머니와 진태와 함께 살게 되면서 처음에는 동생을 이해하지 못하고 불편해하지만, 지날수록 진태의 순수함과 특별한 재능을 깨닫고 조금씩 마음을 열어갑니다. 영화는 두 형제가 서로를 이해하고, 가족으로서 다시 연결되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립니다. 영화는 가족의 사랑과 이해, 그리고 서번트 증후군을 포함한 장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다루고 있습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박정민 배우의 연기도 주목할 만합니다.

 

서번트 증후군에 대한 오해와 진실

서번트 증후군에 대해 이야기할 때, 흔히 사람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모든 서번트가 자폐증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많은 서번트들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모든 경우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 서번트 증후군은 다른 신경 발달 장애와도 함께 나타날 수 있으며, 심지어 뇌 손상 후에 갑자기 발생하기도 합니다.

 

또한 서번트들의 특별한 능력은 그 자체로도 경이롭지만, 이들이 겪는 일상적인 어려움을 간과해서도 안됩니다. 서번트들이 가진 능력은 특정 영역에서만 발휘되고, 그 외의 영역에서는 일반적인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니 이들을 단순히 '천재'로만 볼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삶 전반을 이해하고 도와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번트 증후군은 우리에게 인간의 뇌가 가진 무한한 가능성과 신비로움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특별한 현상입니다. 서번트 증후군을 가진 이들의 놀라운 능력은 마치 우리의 상식을 뛰어넘는 초능력처럼 보일 때도 있어요. 하지만 이들을 단순히 '천재'로만 바라보는 것은 부족합니다. 그들은 자신의 특별한 재능 뒤에 감춰진 일상적인 어려움과 사회적 편견을 마주하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서번트 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을 이해하고, 그들이 가진 재능을 인정하는 동시에, 그들이 직면하는 삶의 도전에 대해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기울여야 합니다. 오늘의 글이 서번트 증후군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이해하고, 그들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심리학적 주제와 인물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다루며,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과 사람들에 대한 이해를 넓혀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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